미나의 주인공은 수정이었어.- [미나]
Books / 2009/08/05 08:00
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다. 이 곳에서 무료함을 이기기 위해 책을 읽게되는데, 사실 이 책을 집게 된 건 순전히 [시사인]덕분이었다. 소설을 알기 전에 김사과라는 진보주의자를 알았고, 그런 사상이 가득 담겨있으리라 기대되는 이 책을 집은 것 뿐이다.
이미 이 작품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[미나]의 주인공은 미나가 아니다. 그 불안한 자리를 더 불편한 수정이 차지한다. 수정(작가의 페르소나가 아닐까 의심되는)과 미나와의 관계, 새끼고양이와 수정과의 대립를 통해 나는 불온하게도 내 부모님과 나, 내 여자친구(지금도 그렇게 부를 수 있을진 의문이지만)와 나의 관계를 떠올렸다. 서로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소통하지 못하는, 전혀 다른 것을 말해 나중엔 체념해 버린 이들과의 관계. 그 점에서 나는 깊이 공감했다. 그 안타까움이란 남에게 설명할 것이 못된다. 나 역시 고양이를 벽에 던져버리고 차가운 칼을 다리에 쑤셔버리고 싶단 상상에 빠지기도 하니까. 그만치 집착과 소유욕은 강렬한 유혹이고 폭력은 비교적 선택하기 쉬운 수단이다.
[미나]는 성장소설이라고 하기엔 어색하고, 버디(buddy)소설이라기엔 잔혹하다. 그렇다고 호러물도 아니고, 사회풍자소설이라기엔 감정이 풍부하다. 그 모든 요소가 적절히 들어갔다고 할까? '적절히'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. 그것은 [미나]가 품고 있는 폭력성과 큰 연관이 있을 것이다. [미나]의 폭력은 비단 극중 인물간의 폭력에서 그치지 않고 독자를 상대로도 거친 숨소리를 들려준다. 날것의 핏빛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.
ps1. 작품 뒤에 씌여있는 '해설'이라는 부분은 빼는 게 좋았다. 굳이 독자를 가르치려 하는 모습이 작품의 성격과도 동떨어져 있다. 실제로 나도 해설의 논조에 거부감을 느끼고 동감하지도 않는다. 그저 독자가 알아서 감정이입하고, 느끼고 생각하게 두었으면 좋았을 것이다.
ps2. 이 소설은 마음을 참 불편하게 만든다. 그러면서도 묘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. 추천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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